‘최종판결 전 권리의무 유지’ 특약, 명도소송에서 임차인의 버티기 근거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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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임대차계약서에 “계약 해지 여부에 다툼이 있으면 법원의 판결에 따르고, 최종판결 전까지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의무는 유지된다”는 식의 문구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은 이 조항을 근거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나갈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명도소송을 제기해도 판결 확정 전까지 인도청구가 기각되는 것 아닌지 걱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4다209769 판결은 이런 특약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와 같은 문구가 있다고 해서 임차인이 판결 확정 전까지 건물 인도를 거절할 권리가 당연히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 된 특약의 핵심

사안은 상가 임대차에서 차임·관리비 미납이 발생한 뒤 임대인이 계약해지를 주장하며 건물 인도와 미납금 지급을 구한 사건이었습니다. 계약서에는 해지 성립 여부에 이견이 있으면 법원 판결에 따르되, 최종판결 전까지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유지한다는 취지의 특약이 있었습니다.

임차인은 이 문구를 근거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계속 사용·수익할 수 있다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문구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기존 관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확정 후 판결을 집행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해지가 적법하다고 판단되는 소송에서 인도판결 자체를 막는 방패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임대인에게 중요한 이유

명도소송의 목적은 분쟁을 한 번에 정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특약을 임차인 주장처럼 해석하면 이상한 결과가 생깁니다. 법원이 “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판단하면서도 “확정 전까지는 인도청구를 할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해야 하고, 임대인은 확정 후 다시 같은 임차인을 상대로 건물인도 소송을 제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해석이 재판을 통한 임대차 관계 청산이라는 목적, 소송경제, 거래 통념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임대인으로서는 계약서에 비슷한 문구가 있어도 곧바로 포기할 것이 아니라, 특약의 전체 문맥과 해지 사유, 미납 내역, 인도청구의 필요성을 함께 정리해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쟁점 임대인이 확인할 점
특약 문구 “최종판결 전 유지”가 인도거절권까지 뜻하는지
해지 사유 차임·관리비 연체, 계약위반 사실이 명확한지
청구 구성 건물인도, 미납 차임, 부당이득을 함께 청구할지
집행 단계 확정 후 강제집행에 필요한 집행권원 확보 여부

계약서 문구를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이 판결이 모든 특약을 무효로 만든다는 뜻은 아닙니다. 계약 문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정했는지, 당사자가 어떤 상황에서 특약을 넣었는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최종판결 전 권리의무 유지”라는 문구만으로 임차인의 무기한 점유를 인정하는 방향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특히 상가 임대인은 다음 세 가지를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지통지서에 연체 기간, 미납 금액, 계약 조항을 구체적으로 적었는지
  2. 임차인이 특약을 근거로 버티는 경우, 그 문구가 인도청구 배척까지 의미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준비했는지
  3. 판결 후 집행을 대비해 점유자 변경 여부와 점유이전금지가처분 필요성을 확인했는지

보증금 반환과 사용수익권은 구별해야 합니다

상가임대차에서는 임대차가 끝난 뒤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일정 범위에서 임차인의 점유가 보호되는 규정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보증금반환채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지, 종료된 임대차의 영업권이나 사용수익권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단순화하면 위험합니다.

따라서 임대인은 보증금에서 공제할 미납 차임, 관리비, 원상복구 비용을 정리하고, 반환할 잔액이 있다면 동시이행 또는 공탁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보증금을 아직 못 줬으니 무조건 인도청구가 안 된다”거나 “특약이 있으니 확정 전에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식의 단정은 피해야 합니다.

핵심은 계약서 한 문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해지 사유와 청산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것입니다.

실무 대응 순서

임차인이 최종판결 특약을 내세운다면 먼저 계약서 전체를 확인해야 합니다. 해지 조항, 연체 조항, 관리비 조항, 원상복구 조항을 함께 읽어야 문구의 객관적 의미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내용증명이나 문자, 이메일 등 해지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했다는 자료를 정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장에서는 단순히 “나가라”가 아니라 왜 특약이 인도청구를 막지 않는지, 판결로 임대차 관계를 한 번에 청산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써야 합니다.

소송 전 체크리스트

소송 전에 임대인은 “해지 사유가 있다”는 결론만 준비해서는 부족합니다. 실제 재판에서는 연체가 몇 기분인지, 관리비가 차임과 별도로 약정되어 있는지, 해지통지가 언제 누구에게 도달했는지, 임차인이 계속 영업 중인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임차인이 특약을 주장할수록 임대인은 오히려 계약서 문언과 거래 경위를 차분히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판결을 받은 뒤 바로 현장이 정리되는 것은 아니므로, 집행 단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간판, 의료·학원 시설, 기계장비, 제3자 점유 여부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장 작성 단계부터 집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판결문은 더 실용적인 집행권원이 됩니다.

새문안 법률사무소의 명도소송 원스톱 패키지는 계약서 검토, 해지통지, 점유이전금지가처분, 명도소송, 강제집행까지 한 흐름으로 점검합니다. 특약 문구 때문에 소송 전략이 흔들리는 상황이라면 초기 단계에서 쟁점을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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